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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00년대의 시민적 자연주의와 양식의 혼합
    이.탈.리.아 역사/르네상스 rinascimento 2020. 3. 7. 12:36

     

    꽈트로첸토(1400년대) 초기에는 궁정화의 경향이 아직도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았다. 이 세기 최초의 세대에 속하는 거장들, 특히 마사치오와 도나텔로는 지나치게 세련된 궁정풍의 취미는 물론이요 1300년대 회화의 장식적이고 무절제한 형식보다도 공간형식이 집중되어 있고 인물묘사가 조상처럼 품위가 있는 지오또의 엄격한 예술양식에 오히려 더 가깝다.

     

    The Tribute Money by  MASACCIO 1425

     

    그러나 대대적인 재정위기, 페스트, 그리고 치옴피 반란이라는 대혼란을 겪고 난 이 세대는 원점에서부터 다시 시작할 입장에 놓여 있었다. 시민계급은 도덕적인 면에서나 예술적 취향에서나 이전보다 더 단순해지고 냉정해졌으며 더 청교도적으로 되었다. 피렌체는 또다시 객관적, 현실적이며 비낭만적인 생활감정과 이에 따른 새롭고 신선하며 건강한 자연주의가 지배하였고, 궁정적, 귀족적 예술관은 시민계급이 다시 그들의 위치를 굳혀가는 데 비례해서 겨우, 그것도 매우 점차적으로 그 영향력을 넓혀갔다.

    마사치오와 젊은 도나텔로의 예술은 비록 매우 낙관적이고 자신의 승리를 확신하고는 있지만 아직도 투쟁의 와중에 있는 계급의 예술, 다시 말해 새로운 자본주의의 영웅시대, 새로운 정복시대의 예술이었다. 가끔 위험을 느끼지 않은 바는 아니나 자신만만한 시민계급의 권력의식은 당시의 정치적 제반 조치에서뿐만 아니라 예술의 담대한 사실주의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당시의 회화에서는 트레첸토 예술에서 보아온 자기만족족인 감수성이나 유희적인 율동 또는 서예적으로 선을 그린 문양적 양식은 보이지 않고, 그 대신 화면의 인물들이 다시 육체감과 안정감을 더하게 되고, 또한 화면의 공간 속에서 두 다리를 굳건히 딛고 좀 더 자유스럽고 자연스럽게 움직이고 있다. 이러한 인물들이 표현하는 것은 힘과 에너지와 위엄과 진지성이며, 그들은 섬세하기보다는 간결, 견고하고, 우아하기보다는 좀 거친 편이었다. 이 예술이 표현하고 있는 세계 감정, 생활감정은 본질적으로 비 고딕적이었다. 즉 그것은 비 형이상학적이고, 비 상징주의적이며 비 낭만주의적, 비 의식적이었다. 이러한 것이 당시 새로운 예술경향의 유일한 것이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아무튼 지배적인 경향이었음은 틀림없다.

     

    Donatello, abacuc (zuccone), 1423-1435

     

     

    1400년대의 예술문화는 이미 너무나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고, 출신성향과 교육 수준이 상이한 계층이 참가하였기 때문에, 이 예술문화에서 일률적이고 보편적인 개념을 추출하기란 거의 불가능할 정도이다. 마사치오와 도나텔로에게서 보이는 '르네상스적'인 고대풍의 조상적 양식과 병행해서 아직도 고딕적, 정신주의적이고 중세적인 장식적 양식 전통이 면면히 상존하고 있고, 이러한 전통은 프라 안젤리코와 로렌조 모나코의 예술에서 뿐만이 아니라 안드레아 델 카스타뇨와 파올로 우첼로만큼이나 진보적인 예술가의 작품에서도 생생하게 나타나고 있다.

     

     

    Fra Angelico, noli me tangere,1438

     

    Madonna and Child with Saints, Andrea del Castagno, c.1445

     

     

    르네상스 사회와 같이 경제적으로 이미 분화가 많이 진행되고 정신적으로 복잡해진 사회에서는 어떤 예술활동의 주역을 담당하던 계층이 정치적, 경제적, 권력을 상실하여 다른 계층 이문화의 새로운 담당자가 된다든가 그들 자신의 정신적 태도에 변화가 온다 하더라도 하나의 예술 양식이 일조일석에 없어지는 일은 없다. 시민계급의 대다수에게는 중세적, 종교적 양식이 이미 낡고 매력을 잃은 뒤에도, 상당수 사람들의 종교적 감정에는 아직도 그것이 가장 잘 부합하는 것이었다. 한층 발전된 문화에서는 상이한 계층과 이 계층에 의존하고 있는 상이한 예술가, 세대가 틀린 예술 소비자와 생산자, 젊은 세대와 구세대, 선구자와 낙오자가 어디서나 병존하게 마련이다. 더구나 르네상스처럼 비교적 오래 계속된 문화에서는 상이한 여러 정신적 경향이 다른 정신적 경향에 전혀 영향을 받지 않고 한 계층에만 국한되어 나타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예술 의욕의 온갖 대립관계들은 한 시대 내에서의 상이한 세대의 병립, 이른바 "상이한 연령의 동시적 존재"라는 측면만으로 완전히 설명될 수는 없다. 그러한 대립관계가 동일한 세대 안에서도 존재하는 경우가 있는 것이다. 도나텔로와 프라 안젤리코, 마사치오와 도메니코 베네치아노의 출생 연도는 불과 몇 년밖에 차이가 나지 않지만, 마사치오와 정신적으로 가장 가까웠던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는 마사치오에 비해 거의 반평생에 가까운 세대 격차가 있다. 예술 의욕의 이러한 대립관계는 때로는 동일한 개인의 정신세계 안에서까지 나타나기도 한다. 프라 안젤리코 같은 예술가에게는 종교적인 것과 세속적인 것, 고딕적인 것과 르네상스적인 것이 서로 분리할 수 없을 정도로 혼합되어 있고, 까스타뇨, 우첼로, 페젤리노, 베노쪼 고쫄리에게도 합리주의와 낭만주의, 시민적인 요소와 궁정적 요소가 동시에 뒤섞여 있는 것이다. 따라서 뒤늦은 고딕 예술가들과 여러 면에서 고딕에 가까운 시민적 낭만주의의 선구자 사이의 경계는 매우 유동적인 것이다. 

     

     

    Procession of the Youngest King, Bernozzo Gonzzoli, 1459 - 1462

     

    Adoration of the Magi, 1440-41, Benozzo Gozzoli

     

     

     

     

    출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 아르놀트 하우저

    이미지 출처> 야후 이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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