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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망령에 대한 믿음
    이.탈.리.아 역사/르네상스 rinascimento 2020. 11. 2. 15:44

     

    망령들의 세계라고 부르는 것에 대한 민간의 믿음은 이탈리아에서도 다른 유럽 지역과 마찬가지였다. 우선 망령들, 곧 죽은 사람들의 출몰 현상이 있었다. 그것이 북부 유럽의 그것과 차이가 난다면 고작해야 고대식 이름인 '옴브라ombra'라는 말일 것이다. 오늘날에도 이런 망령이 나타나면 사람들은 그의 평화를 위해 미사를 올린다. 악인들의 영혼이 무서운 모습을 하고 나타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그와 나란히 죽은 사람들의 망령은 다 악의적이라는 견해도 나타난다. 반델로의 소설에 나오는 사제는 죽은 사람들은 어린아이들을 죽인다고 말하고 있다. 아마도 그는 여기서 특별한 그림자를 영혼과 분리시켜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영혼은 지옥불에서 회개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혼이 나타날 경우 그것은 오직 탄원과 신음을 할 뿐이다. 그밖에도 특별한 사람의 그림자상뿐만 아니라 어떤 사건, 지나간 상태의 그림자상도 출몰한다. 밀라노의 콘카에 있는 성 조반니 교회 옆에 사는 이웃 사람들은 옛날 비스콘티 궁전에 악마가 출몰하는 현상을 이렇게 설명한다. 여기서 한때 베르나보 비스콘티가 수없이 많은 전제정치의 희생자들을 고문하고 목졸라 죽였으니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고 해도 놀라울 것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이 경우에는 아만트라는 사람이 자기 시녀의 남편을 놀라게 해주려고 했던 것이지만. 그와 그의 하인들은 악마로 분장을 하였다. 동물 목소리를 흉내 낼 수 있는 사람 하나를 불러들이기까지 하였다. 페루자의 성실하지 못한 빈민 수용소 관리자가 어느 날 돈을 세고 있을 때 가난한 사람들 한 떼가 손에 촛불을 들고 그의 앞에서 춤을 추었다. 거대한 모습 하나가 위협적인 모습으로 그들을 지휘하였는데, 그것은 바로 빈민 수용소의 수호 성자인 성 알로였다. 이런 생각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고 작가들도 아주 보편적인 동기를 찾아낼 수 있는 것들이다. 예를 들어 카스틸리오네는 총에 맞은 로도비코 피코의 망령이 포위된 미란돌라의 성벽 아래 나타나는 것을 아주 멋지게 설명한다. 시인 자신이 그런 믿음에서 벗어나 있을 경우에 문학은 그런 현상을 즐겨 이용했다. 

     

     

    michelangelo, last judgement detail

     

     

    악령에 대한 믿음

    이탈리아는 중세의 모든 민족들이 믿었던 것과 똑같이 악령에 대한 민간 신앙으로 가득차 있었다. 사람들은 신이 각 계층의 사악한 악령들에게 한동안, 세계와 사람들의 삶의 일부에 대해서 거대한 파괴 작용을 허락해준다고 생각하였다. 여기에 조건으로 붙일 수 있는 것이라면 고작 해야 악령들이 접근하는 사람이 자신의 자유 의지로 그것에 저항할 수 있다는 정도였다. 이탈리아에서는 특히 자연재해의 악마적인 요소가 민간의 입에서 쉽게 시적인 위대성을 얻었다. 1333년 아르노 강의 골짜기가 불어서 큰 홍수가 나기 전날 밤에, 위쪽 발롬브로사에서 어떤 성스러운 은둔자가 자기 방에 앉아 있다가 악마들의 함성을 들었다. 성호를 긋고 문 밖으로 나간 그는 검고 무시무시한 무장을 한 사람들이 말을 타고 달려가는 것을 보았다. 그의 부름을 받고 그중 한 명이 이렇게 말했다. "신께서 허용하신다면 우리가 가서 피렌체를 그 죄악 때문에 물속에 가라앉히려는 거요." 이 이야기를 동시대에 일어난(1340) 베네치아의 악령 출몰 현상과 비교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 현상으로부터 베네치아 유파의 어떤 위대한 거장이, 아마도 조르지오네(혹은 팔마 일 베키오)가 아주 놀라운 그림을 그렸다. 베네치아 미술관에 있는 그림이다. 악령들을 가득 실은 갤리선 한 척이 새들과 같이 빠른 속도로 폭풍우 치는 해안을 달려서 죄 많은 베네치아를 파괴하려고 한다.

     

    Saints Mark, George, and Nicholas Free Venice from the Demons (Sea Storm)

     

    그때 세 명의 성자가 눈에 띄지 않게 가난한 어부의 배 위로 올라왔다. 그들의 주문 때문에 악령들과 그들을 실은 배는 파도 속으로 가라앉는다.

    이런 믿음에다 인간이 주문을 통해 악령들에게 접근해서 탐욕, 권력욕, 색욕 같은 지상의 욕망을 위해서 귿르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는 망상이 덧붙여졌다. 여기서는 아마도 실제로 잘못을 범하기도 전에 그런 죄목으로 고발당한 사람들이 먼저 나타났던 것 같다. 이른바 마법사와 마녀들을 불태우는 사건들이 먼저 일어나고 난 다음에야 비로소 진짜 주문과 마법이 성행하게 되었다. 사람들이 혐의자들을 불태워 죽인 화형장의 연기로부터 마법의 연기가 피어올라 대단히 많은 숫자의 사람들을 열광시켜 저 마법의 세계로 데려갔다. 그런 다음 진짜 사기꾼들도 여기 합세하였다. 

     

     

    내용 출처>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문화 / 야코프 부르크하르트

    이미지 출처> 구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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