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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성의 완성
    이.탈.리.아 역사/르네상스 rinascimento 2020. 2. 22. 16:36

     

    전인全人

     아주 날카로운 문화사적 안목을 가진 사람이라면 15세기에 들어와 완전한 수양을 쌓은 사람들이 차츰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사람들이 자기들의 정신적, 외적 존재를 조화롭게 다듬는 것을 의식적인 목표로 삼았는지는 말하기 힘들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불완전한 가운데서도, 지상의 존재에게 가능한 범위에서 그런 생각을 가졌다. 예를 들면 로렌조 일 마니피코를 행운, 재능, 성격 등에 따라 총결산 해보는 일은 포기한다 하더라도, 그 대신 아리오스토 같은 개인을, 특히 그의 풍자에 나타나는 개성을 관찰할 수는 있다. 인간으로서 시인으로서의 자랑, 자신의 향락에 거역하는 아이러니, 가장 섬세한 조롱과 가장 깊은 호의 등이 얼마만한 화음으로 조율되어 나타나는지를 말이다.

     

     A Man with a Quilted Sleeve , long believed to be Ludovico Ariosto by Tiziano

     

     이러한 충동이 당시 교양의 온갖 요소를 갖춘, 정말로 강력하고 다방면의 재능을 가진 본성과 어울려 최고의 개성을 만들어 내면, 그것이 바로 전인 l'uomo universale 이다. 그런 인간형은 전적으로 이탈리아에만 속한다. 백과사전적 지식을 갖춘 사람들은 여러 나라에 두루 많았다. 이런 지식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12세기까지만 해도 다방면의 재능을 갖춘 예술가들이 나타나는데, 당시만 해도 건축의 문제들이 상대적으로 단순하고 종류가 비슷하였으며 조각과 그림에서는 형식보다는 묘사 대상이 중요하였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르네상스 시대의 이탈리아에서 우리는 모든 영역에서 완전히 새롭고, 각각의 장르에서 완성된 형태를 만들어 내고, 그러면서 인간으로서도 가장 위대한 인상을 만들어내는 예술가들을 만나게 된다. 다른 사람들은 예술 활동 이외의 부분, 그 또한 엄청나게 광범위한 정신의 영역에서 다방면에 걸친 활동을 펼쳤다. 

     단테는 살아 있을 때 벌써 어떤 사람은 시인, 어떤 사람은 철학자, 또 다른 사람은 신학자라고 불렀던 인물인데, 그의 모든 저술에서는 사람을 제압하는 개성적 힘의 충일함이 흘러나온다. 혹자는 그의 작품의 주제에 대한 관심을 제외하더라도 그런 힘에 굴복할 수밖에 없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흔들리지 않고 균형잡힌 <신곡>의 완성은 얼마만한 의지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었던가. 그 내용을 살펴보면 외적인 세계와 정신적인 세계 전체에서 그가 규명하지 않은 대상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그렇게 중요한 대상에 대해서 그가 말한 - 많은 경우 겨우 몇 마디 말로 - 진술은 당시에 나온 가장 중요한 목소리가 아닌 경우가 없다. 조형 예술에 대해서 그는 극히 중요한 발언들을 한다. 당시 예술가들에 대한 글 몇 줄 때문이 아니라 훨씬 더 중요한 점에서 그렇다. 그는 곧 이어서 예술가들의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Dante Alighieri

     

     15세기는 우선 무엇보다도 다양한 인간의 세계였다. 당시에 씌어진 모든 전기들은 당사자의 주요 활동 말고도, 딜레탕티즘의 수준을 훨씬 넘어선 부수적인 활동들을 거의 반드시 거론하고 있다. 피렌체의 상인 정치가는 두 고전어, 곧 그리스어와 라틴어로 글을 쓰는 학자이기도 했다. 가장 유명한 인문주의자들이 그와 그 아들들에게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과 윤리학을 강의하였다. 이 집안의 딸들도 수준 높은 교육을 받았다. 교육의 영역에서 더 높은 개인 교육의 시작을 바로 여기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인문주의자는 극히 다양한 능력을 요구받았다. 그의 문헌적 지식은 오늘날처럼 고전 세계에 대한 객관적 지식이 아니라 실제 생활에 매일 이용할 수 있는 것이어야 했다. 예를 들면 프리니우스 연구 말고도 인문주의자는 자연 표본을 수집하였다. 고대 지리학자의 모범을 따라 현대적인 지지地誌학자가 되기도 했고, 고대 역사 서술의 모범에 따라 시대사를 썼다. 플라우투스 희극을 번역하고, 공연시에는 연출까지 맡았다. 고대 문학의 인상적인 모든 형식들을, 루키아노스의 대화에 이르기까지 가능한 잘 모방하였다. 이 모든 일 말고도 인문주의자는 또한 비서와 외교관 노릇도 겸했는데, 언제나 자기 자신만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레온 바티스타 알베르티

     이러한 다방면의 재주를 넘어서 몇 사람은 정말 전인의 경지에 이르렀다. 당시 생활과 교양의 관심들을 개별적으로 살펴보기 앞서서 여기 15세기 문턱에서 저 전능한 인물들 중 한 사람, 레온 바티스타 알베르티Leon Battista Alberti,1404~1472의 초상화를 그려보자. 그의 전기는 예술가로서의 그에 대해서는 아주 조금밖에 말하지 않고 건축사에서 차지하는 그의 높은 비중은 아예 언급하지도 않았다. 이런 특별한 명성을 취급하지 않았음에도 그가 어떤 존재였는지 알아보자

     

     

     

     레온 바티스타는 칭찬을 받을 수 있는 모든 영역에서 어린 시절부터 언제나 1등이었다. 다방면에 걸친 운동과 체조에 대해서도 명성이 자자했고, 음악은 교사 없이 혼자 배웠는데도 그의 작곡은 전문가들의 경탄을 받았다. 가난의 억압 아래서 그는 여러 해 동안이나 두가지 법, 곧 세속법과 종교법을 공부하다가 지쳐 중병에 걸렸다. 24세에 어휘에 대한 기억력이 약화되었지만 사물에 대한 감각은 사라지지 않은 것을 깨닫고 물리학과 수학을 공부하였고, 그와 나란히 예술가, 학자, 심지어는 구두수선공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류의 기술자들에게 그들의 비밀과 경험을 물어서 세상의 모든 기술을 습득하였다. 특히 순간의 기억에 의해 만들어낸 대단히 특징적인 모습의 그림과 조소는 나란히 행해졌다. 그가 만들어낸 신비스러운 만화경은 대단한 경탄을 받았다. 이 만화경 안에서 그는 바위투성이 산맥들 위로 별들과 달이 뜨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고 산들과 바다의 만이 광범위하게 펼쳐진 풍경이 아주 멀리 뻗어나간 것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그는 그 밖에도 다른 사람들이 만들어낸 것을 즐거운 마음으로 인정해주고, 아름다움의 법칙을 따른 모든 제작품을 거의 신적인 것으로 여겼다. 

     여기에 저술 활동이 덧붙혀지는데 우선 무엇보다도 미술에 대한 것이 있다. 그것은 르네상스의 형식, 특히 건축에 관한 전환점이자 가장 중요한 증언이 되는 활동이다. 그 다음에는 라틴어로 된 산문 작품, 단편소설 등을 썼는데, 그것들은 하나하나가 고전으로 간주되었다. 그리고 해학적인 소규모 연설, 비가, 목가 등을 썼다. 이탈리아어로 쓴 네 권짜리 <가족에 대하여>가 있고, 그가 쓴 진지한 문장들과 해학적인 문장들은 수집할 만한 가치가 충분한 것들이었다. 그에 대한 증거들은 그의 생애에 관한 서술에 여러 페이지 길이로 나타나 있다. 그는 진정으로 풍요로운 천성을 가진 사람들이 언제나 그렇듯이 자기가 가졌고 알았던 모든 것을 조금도 아낌없이 남들에게 알려주었고, 자신의 가장 위대한 고안품을 공짜로 내주었다. 

     그러나 그의 본질의 가장 깊은 원천은 다른 곳에 있었다. 즉 거의 신경성이라고 부를 만한, 극히 예민한 공감 능력이 그것이다. 그것은 모든 사물을 향한 것이었다. 아름다운 나무들과 곡식이 여문 들판을 보면 그는 눈물을 흘렸다. 그는 아름답고 기품있는 노인들을 '자연의 환희'라 여겨 존경하면서 끝없이 바라보았다. 완벽한 모양을 갖춘 동물들도 자연으로부터 특별한 은총을 받았다하여 그에게 기쁨을 주었다. 병이 났을 때 아름다운 사물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병이 나은 적도 여러 번이었다. 

     그가 자연과 이토록 수수께끼 같은 내적 교류를 가지는 것을 본 사람들이 그가 예감의 능력을 가졌다고 생각한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그는 인간의 내면과 관상학에 대한, 그리고 순간을 꿰뚫는 안목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에스테 가문의 유혈 위기, 피렌체의 운명, 교황들의 운명 등을 여러 해 전에 올바르게 예언했다고 전해진다. 대단히 집중적인 의지력이 그의 인품 전체를 형성하고 일관했다는 것은 극히 명백한 일이다. 르네상스의 가장 위대한 인물들처럼 그도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인간은 원하기만 하면 그 무엇이든 될 수 있다." 

     알베르티가 시작을 했다면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완성을 한 사람이고, 알베르티가 딜레탕트라면 레오나르도는 대가였다. 바사리의 레오나르도 전기에 덧붙여 레온 바티스타의 경우처럼 그에 관한 또 다른 기록이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레오나르도의 어마어마한 윤곽에 대해서는 영원히 멀리서 어림짐작만 할 수 있을 뿐이다. 

     

     

    인물소개 :

    아리오스토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14a1237a

    단테 알리기에리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04d2163b

    알베르티 https://100.daum.net/encyclopedia/view/b14a3784b

     

    출처>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이해 / 야코포 부르크하르트

    이미지 출처> 구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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