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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페트라르카의 칸쪼니에레 Il canzoniere
    이.탈.리.아 문화/문 학 lettere 2010. 7. 11. 01:24

    Francesco Petrarca 인물소개 바로가기





    칸쪼니에레는 317개의 소네트sonetti, 29개의 칸소네canzoni, 9개의 세스티네sestine, 7개의 발라테ballate, 4곡의 마드리갈madrigali,

    이렇게 총 366 편으로 이루어져있는데, 이는 페트라르카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 고른 것으로, 나머지는 분실되거나 다른 서적에 편입되었다.

    칸쪼니에레는 주로 사랑에 관해 노래하고 있으며, 약 30 편 정도는 도덕, 종교, 정치적인 주제를 다루고 있다.





    Il Canzoniere (Song Book )





    이 작품은 편집자에 의해 라우라(시인이 1327년 4월 6일 처음 만나 사랑에 빠진 여인)의 생전과 사후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마치 라우라만이 유일하고 순수한 사랑인 것처럼 표현되어졌으나,
    사실상 라우라 사후인 1348년 경에 쓰여진 것도 많으며, 다른 여인이 대상인 시작들도 포함되어 있다.[1]


    형식에 있어서 『칸초니에레』는 페트라르카식 소네트의 완성형을 보여주며, 이는 지금까지도 수많은 시인들의 끊임없는 모방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를 일컬어 ‘페트라르키즘’이라는 용어가 생겨났을 만큼, 페트라르카의 작품은 서양 근대 서정시의 정전(正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의 대상 라우라는 페트라르카 정신세계의 핵심이다; 고전 학문을 통해 시인은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문학이 된다고 믿게 되었다.
    이런 문학적 기저에서 페트라르카 시의 근원이 탄생한다. 페트라르카와 함께 문학이 인생의 스승이 되고, 인문주의의 첫번째 수업이 시작된다.








    Laura
    Simone Martini





    슬픔과 고독이라는 주제를 즐겨 다룬 것은 아마 청신체 시인들의 영향일 것이다.
    한 여인에 대한 번민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비가적인 사랑의 노래는 다분히 청신체의 특징이었다.
    그러나 청신체 시의 경우 사랑과 하나님과의 화해, 그리고 여인을 신성으로까지 고양시키는 것이었으나
    페트라르카의 시에서는 비록 사랑과 여인의 이상에 의해 감동을 받고는 있으나 속세적 아름다움이 추구되고 있으며
    천상의 존재로서가 아니라 이 세상의 존재로서 라우라가 인식되고 있다. [2]





    맑고 신선하고 달콤한 물이여
    내게 오롯이 여인으로 보이던 그녀
    아름다운 자태를 드리우던 곳,
    - 나 한숨으로 돌이키노니 -
    그녀 즐거이 예쁜 엉덩이를 기대던 곳
    풀이여 꽃이여
    아름다운 옷자락
    우아한 젖가슴으로 감싸주던 곳
    고귀하고 해맑은 대기여
    사랑이 아름다운 눈으로
    내 마음 열어주던 곳
    끝없이 외로운 나의 말에
    함께 귀기울여 다오












    1


    그대 들어보구려, 흩어진 시구로 이루어진 그 소리, 그 한탄
    나 그 안에서 마음의 자양분 취하고
    내 젊은 날의 첫 실수 위에
    지금의 나와는 사뭇 달랐던 그때,

    내가 울며 생각에 잠겼던 다양한 시 속에서
    헛된 희망과 고통 사이를 헤매며,
    시련을 통해 사랑을 알게 되는 누군가 있다면,
    바라건대 용서뿐 아니라 연민까지도 얻으리.

    이제야 나는 알게 되었네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조소거리였음을
    가끔은 스스로 부끄러워진다네.

    내 철부지 같은 사랑 행각은 수치심이요, 뉘우침이니.
    분명코 깨달은 바는
    세상 사람들이 기토록 좋다 하는 연애가 한낱 꿈에 불과한 것을.



    8



    아름다운 의상으로 지상의 모습들을
    처음으로 수놓았던 고향의 그 언덕 발치에서
    흐느끼며 깨어나곤 했던 그 여인
    이제 우리를 자네에게 보내고 있네,

    모든 피조물이 갈망하는 평화와 자유 속에서
    우리의 여정에 해로운 무엇인가를,
    발견하게 되리라는 두려움도 없이
    이 유한한 운명을 헤쳐나가곤 했네.

    그러나 우리는 평온했던 삶에서
    참담한 지경에 놓였고,
    죽음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위안을 얻었네.

    그것은 우리를 잡아간 이에게 내려진 복수라네,
    그는 거역할 수 없는 힘에 사로잡혀
    끝내 거대한 사슬에 묶였다네.






    9




    시간을 알리는 항성이 황소자리와 더불어
    다시금 가정을 이루고자 돌아가는 때,
    황소의 불타는 뿔에서 봄의 미덕이 쏟아져 내리고
    온 누리는 새롭게 채색되네.

    우리 앞에 펼쳐져 있는,
    제방과 언덕을, 꽃으로 수놓고,
    아직 빛이 스며들지 못한 감춰진 생명들에게
    대지의 자양분으로 물오르게 하는 봄,

    나는 하릴없이 봄 버섯과 시를 거둬들이네.
    뭇 여인들 가운데 태양인 그녀가,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내 안에 사랑의 생각과 행동과 말을 불러일으켰지.
    그녀가 나를 봄기운으로 채우려 하지만,
    나에게 봄날은 결코 오지 않으리.













    12




    모진 고통을 견뎌온 내 삶이
    갖은 고난을 무릅쓰고 나를 위해 싸워준다면,
    사랑스러운 그대의 눈빛을 볼 수 있을 텐데,
    여인이여, 요즘 들어 그 광채를 잃고 말았구나,

    그대의 멋진 금발에도 어느덧 회색빛 내리고,
    꽃다발과 녹색 옷 버리는 것 보았네,
    내 온갖 불행에 그대 얼굴은 창백해졌고
    소심해진 나는 활기를 잃고 슬픔에 빠졌네.

    사랑은 나를 담대하게 만들어
    여러 해, 여러 날, 여러 시간의 내 고통을
    그대에게 털어놓게 하겠지.

    달콤한 내 바람과 어긋나게 흘러가는 시간일지라도.
    때늦은 회한이 안겨주는 한 움큼의 위로를
    내 고통은 얻을 수 있으리라.







    23




    내 청춘의 달콤한 시절에,
    이제는 병으로 커버린 잔인한 열망이
    아직 여린 풀잎이었음을 보았네,
    노래는 고통을 잠재우나니,
    나는 노래하리라 한때 얼마나 자유롭게 살았는지를,
    내 거처 안에 자리 잡은 사랑에 신경 쓰지 않으며.
    이윽고 그 사랑이 얼마나 철저히 무시되며 자랐는지를 말하며
    뭇 사람들에게 본보기가 되게 한 일이,
    내게도 일어났음을 그대로 밝히리라.
    비록 내 거친 자학의 흔적이
    다른 곳에 기록되어 있다지만, 수천 개의 펜들이
    이미 닳아 없어질 정도였으니, 거의 모든 골짜기에
    내 깊은 탄식의 소리가 울려 퍼져,
    세상 사람들이 내 괴로운 삶을 믿게 되었네.
    언젠가 그랬듯이 이제 기억이
    나를 도와주지 않는다면, 내 고통들은 변명을 하고,
    내 상념 역시 번민만을 안겨주겠지,
    다른 모든 생각에 등을 돌리고,
    나 자신마저 망각하게 하겠지.
    그 상념이 내면을 사로잡아, 나는 껍데기에 불과하기에.

    나 그대에게 말하리 첫사랑의 일격을
    받은 그날 이후, 수많은 세월이 흘렀기에,
    젊은 날의 내 모습은 찾을 수 없으리라고.
    내 심장을 싸고 있는 얼어붙은 상념은
    굽히지 않는 완고함으로
    사랑에 흔들리지 않게 하나니.
    지금껏 어떤 눈물도 내 가슴을 적시지 못했고
    내 잠을 깨우지 못했노라, 내게는 없던 것이,
    다른 이드레게 있음을 기적인 듯 여기었었지.
    오, 나는 누구인가! 누구였던가!
    죽음에 이르러서야 인생을 기리고, 밤이 되어서야 하루를 찬양하누나.
    내가 풀어가는 사랑의 잔인함에 사무쳐
    그의 화살에 맞고도 내 옷은 끄떡없었기에,
    어느 당당한 여인을 보호하였네,
    그녀에게 기지나 힘, 자비를 구함은
    예나 지금이나 내게 소용이 없네.
    그 두 존재가 지금의 나로 바꾸어버렸지,
    나를 살아 있는 사람에서 초록의 월계수로 변신시켜,
    추운 계절에도 잎을 떨구지 않게 하였다네.

    무슨 생각과 느낌이었는지
    내 육신의 변화를 처음 깨닫게 되었을 때,
    나는 보았네, 한때 진정으로 왕관이 되기를 희망했던
    나의 머리칼이 월계수 잎이 되는 것을,
    사지도 영혼에 감응한 듯,
    섰다가는 걷고 걷다가는 달리던 내 다리가,
    페네우스 강보다 더 장엄히 흐르는 강물 옆에서
    두 뿌리로 변하는 것을,
    그리고 두 팔이 변하여 두 가지가 되는 것을!
    하얀 비탄의 깃털에 덮인 존재는
    나를 얼어붙게 하였고
    그 옛날 너무 높이 오르려 했던 내 희망은
    벼락을 맞아 죽고 말았지.
    언제 어디서 희망을
    되찾을지 모르기에
    나는 홀로 눈물지으며, 강과 강어귀를 따라,
    밤낮으로 찾고 있네, 거세된 희망을.
    그리고 내 혀는 결코 침묵하지 않았네
    그의 무시무시한 추락에 대해.
    백조의 빛깔을 띤 백조의 소리일밖에.

    그리하여 나는 한때 사랑했던 강을 따라갔다네,
    말을 하고 싶어서, 생경한 소리로
    끊임없이 자비를 구하며, 노래를 불렀지.
    그토록 달콤하고 부드러운
    사랑의 절규를 되울리게 할 수는 없었나니,
    그녀의 거칠고 잔혹한 마음이 겸손해질 만큼.
    내 얼마나 그녀를 생각했던가? 그녀를 떠올리기만 해도 내 마음 달아오르는 것을.
    그러나 저 달폼한 듯 쌉쌀한 나의 적에 대해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나는 말해야 하리라.
    비록 온갖 언어로도 그녀를 따라잡을 수 없더라도.
    첫눈에 마음을 앗아가 버린 그녀는,
    내 가슴을 열어젖히고, 심장을 손으로 움켜잡으며,
    내게 말했지, 이 일에 대해 더 이상 다른 말 하지 말라고.
    홀로 평소와 다른 모습의 그녀를 보았을 때,
    그래, 그녀를 알아볼 수 없었지, 아, 인간의 간교한 마음이여,
    겁에 질린 나는 그녀에게 모든 사실을 털어놓았지.
    그러자 그녀는 평소의 모습으로
    이내 돌아와, 나를, 아아 슬프게도,
    기진맥진한 젊아의 돌덩이로 만들어버렸네.

    그녀는 얼마나 노기 띤 얼굴로 말하고 있었던가,
    나는 그저 절망의 돌덩이 속에서 떨었을 뿐,
    들리는 건 아마도 나는 그대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말뿐이었네.
    그리고 나는 혼잣말로 중얼거렸지. 만약 그녀가 나를 돌덩이에서 벗어나게만 해준다면,
    어떠한 삶도 나를 힘들거나 슬프게 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나의 주여, 나를 다시 울게 내버려 두소서.
    어찌 된 영문인가. 잠시 후 발이 떨어졌고,
    다름 아닌 나 자신만 탓하면서,
    하루 종일 나는 생과 사의 가운데에 있었네.
    그러나 시간은 짧기만 하고,
    펜은 의욕에 찬 내 마음을 따라올 수 없었지.
    마음 안에 쓰여 있는 많은 것들을
    그냥 지나쳐 가며 몇 마디 건네는 것뿐인데도
    듣는 이에게는 놀라움을 주나니.
    죽음이 내 마음을 에워싸고 있는데,
    침묵 속 그 마음은 죽음의 손에서 끌어낼 수 없고,
    내 손상된 기력에 구원의 손길마저 줄 수 없다네.
    나의 언어로는 나 자신을 표현할 수 없기에.
    종이와 잉크로 절규할밖에.
    나는 내 것이 아니오, 아니라오. 만일 내 죽거든, 그것은 당신 탓이라오.

    보잘것없는 내가 믿었던 것은
    그녀의 자비로운 눈,
    그 희망이 내게 용기를 주었나니.
    허나 때로는 온유함이 멸시를 밀어내고,
    때로는 부추기는 것을, 나는 후에야 알았노라.
    어둠에 둘러싸인 그 먼 훗날에.
    내 기도와 함께 빛이 사라졌음을.
    아무리 둘러보고 둘러보아도
    그녀의 그림자 간데없고, 발자국조차 찾을 수 없어.
    마치 거리의 순례자인 양,
    나 어느 날 풀 위에 쓰러져버렸네.
    달아나려고만 하는 빛을 탓하며,
    내 절망 어린 눈물의 고삐를 놓으려 하니,
    울고 싶을 때 그 눈물 흘러내리게 하라.
    눈은 태양 아래 결코 그렇게 사라지지 않건만
    마치 내가 온전히 녹아내리듯,
    너도밤나무 아래 샘이라도 되듯.
    오랜 시간 나는 눈물 젖은 길을 떠돌아다녔네.
    어느 누가 샘이 된 사내의 이야기를 들었는가?
    나는 분명한 사실을 이야기하노라.

    하느님이 홀로 고결하게 빚으신 그 영혼은,
    누구에게서도 생겨날 수 없는 우아함을 지녔기에,
    그녀를 만든 창조주의 형상과 닮았다네.
    수많은 무례를 범했더라도 자비를 구하기만 한다면
    그녀는 겸손한 마음과 모습으로
    다가오는 이에게 늘 용소를 베풀기에.
    그녀가 본성과 달리 침묵으로 기도만 한다면
    하느님을 닮으려는 것이겠지만,
    죄지을까 노심초사하는 것뿐이라네.
    또다시 죄를 지으려 하는 자는
    진정으로 뉘우치지 않는 까닭에.
    그녀는 연민 가득한 눈으로
    시선을 돌려, 나를 알아채고
    내가 합당한 죗값을 치르고 있음을 보고서야,
    처음의 온화한 모습으로 내게 돌아왔다네.
    그러나 이 세상에 현자가 믿을 것은 아무것도 없네.
    다시금 애원했을 때, 내 신경과 뼈는
    화석처럼 굳어지고, 나는
    낡고 지친 육신에서 벗어난 목소리만이 남아,
    죽음을 갈구하며, 오직 그녀의 이름만 불렀을 뿐이니.

    기억하건대 고통스레 방황하던 내 영혼은
    아무도 없는 낯선 동굴 속을 전전하며,
    여러 해 동안 고삐 풀린 무모함에 눈물 흘렸지.
    이윽고 그 불행의 끝에 다다라,
    지상의 존재로 되돌아온 나는,
    더 많은 고통을 겪으며 살겠지 생각했네.
    내 사랑의 열정은 앞으로만 치달아
    어느 날 습관처럼 사냥을 갔던 나
    보고야 말았네, 저 잔인하리만치 냉혹하고도 아름다운 그녀가
    이름 모를 샘물 속에 알몸으로
    있는 것을, 태양이 가장 강렬하게 내리쬘 그때,
    어떤 모습도 나를 그 이상 즐겁게 할 수는 없었기에,
    나는, 그녀를 바라보며 서 있었네. 순간 그녀는 부끄러워했다네.
    앙갚음이었는지, 모습을 감추기 위함인자,
    그만 내 얼굴에 물을 끼얹고 말았네.
    비록 거짓으로 보일지라도 사실대로 말하리라
    사람의 모습에서 나 자신이 떨어져 나옴을 느꼈다고,
    숲과 숲 사이를 떠돌아다니는
    고독하고도 방황하는 사슴으로 나는 변하여
    또다시 사냥개 무리에게서 도망쳐 나오네.

    노래여, 나는 결코
    사랑의 불을 끄기 위해 단비를 내리는,
    제우스의 금빛 구름이 될 수는 없었다오.
    그러나 나는 여인의 눈에 사로잡힌 불꽃이었고,
    하늘을 의지하여 나는 한 마리 새였으니,
    내 시로 그녀를 예찬하노라.
    나 어떤 낯선 모습으로 변하든 그 첫 월계수를
    저버릴 수 없으리, 그 나무의 그림자만으로
    아름답지 못한 모든 기억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에.















    25




    사랑이 울고 있었네, 나도 때로 그랬고,
    내 살아있는 한 벗어날 수 없었지,

    낯설고도 괴로운 일 겪으며
    그대 영혼은 사랑의 족쇄에서 풀려났느니.

    이제라도 하느님이 내 영혼 바른 길로 돌려놓으시니,
    성심으로 하늘 향해 두 손 모아,
    인간의 바른 기도를 그토록 너그러이 받아주시는
    자비로운 하느님께 감사하노라.

    사랑하는 삶으로 돌아가,
    달콤한 욕망에 등을 돌리고,
    그대 가는 길에 험한 언덕과 도랑 만난다면,

    그 길이 얼마나 가시밭길인지 보여주기 위함이니,
    산이 얼마나 많고 오르기 힘든 것인지,
    인간이 기대야 할 진정한 가치가 거기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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