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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atanera님의 [60일간의 유럽 스케치] #7 Italy - Firenze, Cinque Terre
    이.탈.리.아 여정/중부이탈리아 centro 2010. 5. 7. 10:25
    [1/125 sec] Italy - Firenze, Cinque Terre
    작성자: Natanera





    피렌체의 성당은 우주에 닿아있다.
    우주인은 지구인 머리위에 있다.
    지구인이 유일하게 부러워하는 부분이다.




    사람들은 달이 뜨면 바삐 움직인다.
    달은 사람들에 상관없이 느긋하다.




    아무도 없는 골목을 비추는 등은 외롭지 않다.
    골목이 있기 때문이다.




    베끼오 다리에 흐르는 음악에 달이 춤을 춘다.




    성게같은 샛별이 다리위에 떴다.




    세겹으로 둘러싸인 친꿰떼레의 해변에서 문득 삼겹살을 생각한다.  




    그녀의 직업병이다.
    아무곳에서 에어로빅 레슨을 한다.




    해변을 보며 그들의 30년 전을 생각하겠지만, 사실 30년 후가 더 많다.
    이탈리아는 노인의 바다다.




    그는 수십년동안 개를 칭찬해왔다.
    뭔지 몰라도 개가 매우 잘했다.




    그녀는 군중에서 자신을 소외시켰다.
    여유는 자신을 소외함으로부터 시작한다.




    사진에 바람을 담았다.
    아무도 못하는걸 해냈다고 생각하니 약간 우쭐해진다.




    산더미 같은 꽃 앞에서 그는 그녀에게 작업을 건다.
    그녀는 황당하다.




    조화는 3차원이다.
    강아지는 목줄로 3차원을 느낀다.




    27번지에 사는 고양이를 만났다.
    고양이는 이탈리아어만을 쓴다.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다.  




    소통이 원활하지 못하니, 뭘 바라는건지 알 수가 없다.




    자전거와 골목과 화분이 시선을 이끌었다.
    모두 없는듯 하면서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보이지 않는 길을 간다고 생각만 해봤다.
    나는 최후의 성전이다.




    넓은 영토에는 많은 사람이 살고, 좁은 영토에는 적은 사람이 산다.
    다만, 좁은 땅에 사는 사람은 누울 자리도 없다.




    우리는 왠지 이탈리아 사람들은 빨래를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물이 동굴을 낚았다.
    고로, 난 지금 그물에 갇혀있다.




    왠지 시간이 멈춰있는 착각이 든다.
    나만의 착각이다.




    그는 이상한 냄새의 근원을 아래쪽에서만 찾고 있다.




    공간을 평면으로 압축시켰다.
    평면에서 그들이 길을 잃었다.




    배산임수는 전세계 공통으로 인기다.
    학문보다 앞선 본능이다.




    동굴과 잘 어울리는 그녀는 지금도 그곳에 있을 것 같다.




    유미가 다녀간 자리에는 흔적이 남는다.
    안타깝게도 내가 아는 사람중에 유미가 두명있다.




    내가 그리는 피렌체의 감성이다.
    깨진 차창은 피렌체의 감성이다.




    나는 지금 우주속에 있다.
    숨이 막힐 것 같다.
    다시 봐도 피렌체는 우주다.




    나는 지금 바다속에 있다.
    숨이 막힐 것 같다.
    이제 보니 피렌체는 바다다.




    어느 호텔에서 미켈란젤로의 그것과 다른것을 본다.
    나는 붉은 사막을 떠올린다.




    친꿰떼레의 고양이를 피렌체에서 또 만났다.
    이번에는 고양이와 바디랭귀지로 대화했다.




    이번에는 다시 바다를 떠올린다.
    역시 바다가 사막보다 낫다.




    투구벌레가 아스팔트에 나타났다.
    자살을 결심한 것이다.




    하얀빛을 내뿜는 고양이와 눈이 마주쳤다.
    이 고양이는 나를 우습게 본다.




    멈추지 않는 그들을 내가 멈췄다.
    나는 캐쉬백의 주인공이다.




    부부의 아침은 정중동이다.




    그녀는 목이 빠져라 위를 본다.
    나는 그녀의 목이 빠지길 기다린다.




    미러가 움직이는 동안 비둘기가 지나갔다.
    까마귀 날자 배떨어진다는 속담을 떠올린다.




    그녀도 나의 존재를 의식한다.
    옷깃이 닿지 않아도 우리는 인연이다.




    피렌체의 빨간 아저씨와 검은 여자가 만났다.




    빨간 여자가 나타났다.
    피렌체의 빨간 아저씨와 검은 여자가 합체했다.




    그와 함께하던 마지막 생명체 하나가 그를 떠나고 있다.
    나는 아직 더운데, 그는 이미 춥다.




    있는지 없는지 알지 못해도, 우리는 절박하면 믿는다.
    나는 지금 화장실을 신에 비유한다.







    우주를 보고, 사막과 바다를 보았다.
    노인을 보고, 고양이를 만났다.

    보는 것과 만나는 것이 이렇게 쉬운 것이기 때문에,
    인연도 빠르게 지나간다.

    피렌체에서 만났던 사람들을 떠올려본다.
    흐릿한 이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는 사진을 찍고,
    사진은 인연을 기억한다.





    출처> slr 클럽 http://www.slrclu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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