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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퇴하는 영광이.탈.리.아 역사/16c - 19c 2020. 12. 17. 19:49
조선술과 항해술의 발달로 인해 대형 범선이 제작되고, 대양을 향한 장거리 항해가 가능해진 15세기 말부터 유럽인들은 동방을 향한 항로 개척에 나섰다.
특히 일찍 통일국가를 이루고 정치적으로 안정된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국가 차원에서 항해 탐험가들을 지원했다. 1488년 바스코 다 가마의 인도 항해와 스페인 이사벨라 여왕의 지원을 받은 콜롬부스의 1492년 아메리카 대륙 발견은 지원했던 국가에 막대한 이익을 안겨 주었다.
그러자 영국과 프랑스 등 다른 유럽의 군주국들 또한 신항로 개척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의 해상 탐험은 “지리혁명”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유럽 문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 무엇보다 가장 큰 역사적 의의는 유럽 문명의 중심이 지중해에서 대서양으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고대부터 르네상스 시기까지 유럽사의 무대는 이탈리아 반도를 중심으로 하는 지중해였다. 중세 후반부터 이탈리아의 해상 공화국들과 비잔틴 제국, 이슬람 세력이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다투어왔다. 그러나 이제 포르투갈과 스페인, 영국, 프랑스 등이 대서양을 중심으로 경쟁하며 유럽 문명을 주도해 나가기 시작하였고 이에 따라 이탈리아 반도는 점차 유럽 문명의 중심으로부터 멀어졌다. - 이탈리아 역사 다이제스트 100
1521년에 시작된 프랑스의 발루아 왕가와 신성로마제국의 합스부르크 왕가 왕조 전쟁의 주된 전장은 이탈리아 반도였다.
종교개혁을 진압하기 위해 신성로마제국 황제의 힘이 필요했던 교황 레오 10세는 카를 5세의 편을 들었고, 1526년 전쟁에서 승리하여 프랑스와 강화 조약을 맺었으나, 같은 해 새로운 교황으로 선출된 클레멘스 7세는 이탈리아에서 신성로마제국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는 것에 불안을 느꼈다.
그는 프랑스와 영국, 베네치아 공화국, 밀라노 공국, 피렌체 공화국과 함께 코냐크 동맹을 결성했는데 내분으로 지지부진했다. 이 기회에 카를 5세의 군대가 로마를 침략했다 (로마 약탈). 교회 재산이 약탈당했고, 무수한 시민이 학살되었으며, 고대 로마와 르네상스의 건축물과 예술품이 무참하게 파괴되었다.
현대 역사가들은 이 1527년의 로마 약탈을 이탈리아 르네상스 문명의 종말을 야기한 사건이라고 평한다.
1529년 프랑스가 다시 한 번 굴욕적인 강화조약을 체결함으로써 잠시 소강상태였으나, 카를 5세가 밀라노 공국을 합스부르크 왕가의 영토로 편입시키자, 프랑수아 1세는 이에 반발하여 오스만투르크와 협력하여 이탈리아를 침략한다.
프랑수아 1세의 군대는 중부의 많은 도시들을 함락시켰고 오스만투르크는 해안도시들을 침략하였다. 이후에도 두 왕조간의 국지적인 전투는 그치지 않았고 다음 세대까지 계속된다. 이 대립은 결국 합스부르크 왕조가 이탈리아 반도의 지배권을 완전히 장악하는 계기가 되었다.
결과적으로 1508년 베네치아를 견제하기 위해 프랑스를 끌어들였고 1511년 프랑스에 맞서기위해 다시 스페인을 끌어들였던 교황 율리우스 2세의 이이제이 정책은 이탈리아 반도 내에서 외세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는 결과를 초래했을 뿐이다.
- 이탈리아 역사 다이제스트 100이처럼 정치적인 문제와 끊임없는 외세의 침략으로 허약해진 이탈리아는 육로를 통해 동방에서 향신료, 금, 은, 견직물, 면직물, 노예 등을 수입, 유럽 본토에 공급하여 막대한 수입을 올리던 중개 무역까지 쇠퇴하기 시작했다.
새로 개척된 항로를 통해서 더욱 다양한 상품들이 싼 가격으로 유럽에 공급되기 시작했던 것이다. 런던, 안트베르펜, 낭트, 리스본, 카디스, 함부르크 등 대서양에 면한 항구 도시들이 교역의 중심지로 부상했다.
그렇다고 이러한 과정이 순식간에 진행된 것은 아니었으며, 지중해 교역이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니었다. 교역량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17세기까지는 지중해 동부를 통한 중개 무역은 대서양 무역과 공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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