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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니에리즘과 고딕
    이.탈.리.아 역사/16c - 19c 2020. 8. 25. 14:38

     

    궁정적 매너리즘, 특히 후기의 궁정적 매너리즘은 통일적이며 전 유럽적인 하나의 예술운동, 즉 고딕 이후 최초로 나타난 범유럽적 예술 양식이다. 이러한 보편적 영향력의 근원은 유럽 전역에 확산되고 있던 절대군주제와 지적・예술적으로 야심만만한 궁정생활의 유행에 있었다. 16세기에 이탈리아어와 이탈리아 예술은 중세에 라틴어가 누린 권위를 상기시킬 정도의 보편적인 영향력을 획득하였고, 매너리즘은 이탈리아 르네상스가 이러한 예술적 성과가 범유럽적인 규모로 확대된 특수한 형식이 되었다. 그러나 매너리즘과 고딕의 공통점은 이러한 국제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이 시대의 새로운 종교적 감정의 부활, 새로운 신비주의, 물질로부터의 이탈과 구원에 대한 동경, 육체에 대한 멸시와 초자연적인 경험으로의 침잠 등은 일종의 '고딕화'현상을 초래하는데, 매너리즘 화가들의 비정상적으로 늘어지고 뒤틀린 형상들은 단지 이러한 '고딕화'의 외면적이고 때로는 과장된 표현일 따름인 것이다. 새로운 정신주의는 고전주의적 칼로카가티아의 완벽한 극복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정신적 요소와 육체적 요소의 긴장 관계로 나타나고 있다. 새로운 형식 이상들은 결코 육체의 아름다움이 지니는 매력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정신의 표현을 얻기 위한 투쟁 속에서, 다시 말하면 정신의 압박 밑에서 몸부림치는 고딕 예술의 황홀경을 연상시키는 흥분상태에 내던져진 그러한 상태의 육체를 묘사하였다. 고딕이 인간의 형상에 영혼을 불어넣음으로써 근대적 표현주의 예술의 발전에 커다란 첫걸음을 내디뎠다면, 이제 매너리즘은 르네상스의 객관주의를 해체하고 그 대신 예술가의 개인적인 입장을 강조하며 관중의 개인적인 체험에 호소함으로써 그와 같은 발전을 향한 두 번째의 큰 발걸음을 내디딘 것이었다. 

     

    Pontormo , 1526-1528

     

     

     

    정치적 현실주의의 시대

    매너리즘은 16세기의 전유럽을 동요시켰고 정치, 경제, 정신, 생활의 모든 영역에 파급되었던 위기의 예술적 표현이다. 정치적 변혁은 근대 최초의 제국주의적 강대국인 프랑스와 에스파니아가 이탈리아를 침범하면서부터 시작된다. 프랑스는 봉건주의로부터의 왕권의 해방과 백년전쟁의 성공적인 종결의 결과 강국이 되었고, 에스파니아는 독일 및 네덜란드와의 통합이라는 우연의 산물인데 칼 대제 이래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막강한 힘으로 성장하였다. 칼 5세가 상속받은 영토를 합쳐 정비한 국가판도는 프랑크 왕국을 독일에 합병한 것과 같은 크기의 규모라고 비교되어왔는데, 교회와 황제권의 통일을 재현하려던 최후의 대시도로 묘사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이념은 중세 말기 이후로는 현실적 근거를 가지지 못했고, 그리하여 원했던 통일 대신에 정치적 갈등이 일어나 그후 400여 년간의 유럽 역사를 지배하게 되었다. 

     

     

    출처> 문학과 예술의 사회사 / 아르놀트 하우저

    이미지 출처> 위키피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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