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비드

 

약속했던 시간은 자꾸 늦어지고 있었다. 

장막이 쳐진 오페라 델 두오모에서는 밤이고 낮이고 미켈란젤로의 작업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아무도 상황을 알 수 없었다. 그 자신도 아무 언급을 하지 않았다. 

5미터가 넘는 거대한 대리석 덩어리는 아고스티노 디 두치오의 작업이 1464년부터 진행되다가 중단되었고, 1475년 다시 안토니오 로셀리노와 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작업은 진행되지 않은 채 26년간 방치되어 있었기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 작업을 위해서는 이전의 조각을 깎아내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했고, 미켈란젤로가 구상한 다비드를 위해서는 대리석에 여분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초기 작업에도 시간이 걸렸다.

작업을 위한 비계 위에서 돌 먼지를 뒤집어쓴 미켈란젤로는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 비밀스럽게 작업했다. 전기작가 아스카니오 콘디비는 미켈란젤로가 빗속에서도 작업했고, 옷과 부츠를 벗지 않은 채로 잠을 자고 거의 먹지도 않았다고 쓰고 있다. 그는 완벽하게 혼자, 아직 형체로 드러나지 않은 다비드와 함께 살았다. 전해지는 바에 의하면 밀랍 모형을 만들어 물에 담가놓고 작업 진도에 맞추어 조금씩 물을 빼면서 물 위에 드러난 모습을 조각해 나갔다고 한다. 

 

 

 

David, 1501–1504, 517 cm × 199 cm

 

 

Verrocchio, Ghiberti, Donatello 등 이전에 다비드를 주제로 작업한 작가들은 예외 없이 거인 골리앗과의 대결에서의 승리를 모티프로 삼았는데, 미켈란젤로는 아직 전투가 시작되기 전, 집중력의 정점을 잡아내고 있다.

 

 

 

 

전체적인 모습은 편안해 보이지만 전투를 앞둔 얼굴은 이미 대상에 집중하고 있으며, 콘트라포스토contrapposto로 알려진 고전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실상의 무기인 새총은 거의 보이지 않는데, 이는 다비드의 승리가 힘이 아닌 영민함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미켈란젤로는 다비드의 자신감과 집중력을 통해 “생각하는 인간 thinking man”이라는 르네상스의 가치를 전달하고 있다. 

 

 

 

 

1504년 1월 25일, 드디어 작업이 끝났다. 우선적으로 피에로 소데리니를 비롯한 시의회 회원들에게만 작업이 공개되었다. 이들은 514cm에 달하는 이 거대한 작품이 원래 예정했던 위치에 놓기에 적합하지 않다는데 모두 동의했고, 장소를 결정하기 위해 레오나르도 다 빈치, 산드로 보티첼리, 줄리아노 산 갈로 를 위시한 30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를 소집했다. 그들의 논의로 선정된 9개의 장소 중에서 피렌체의 정치 중심이자 상징적인 시뇨리아 광장에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5월 14일, 작업장 입구를 허물고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성당에서 출발한 운송에는 40명의 인부와 거대한 나무수레가 필요했고,  피아짜 시뇨리아에 도착하는 데 4일이라는 시간이 소요되었다.

 

 

 

 

시뇨리아 광장의 베키오 궁 앞에 놓여진 후에도 미켈란젤로는 섬세한 마무리 작업을 계속했는데, 새총과 나무 그루터기 지지대, 화환에 금박을 입힌 모습이었으나 안타깝게도 장기간 외기에 노출되어있던 금색 표면은 풍화되어 사라졌다.

 

 

 

 

 

 

 

미켈란젤로는 영웅적 테마와 도덕적 가치, 강한 모습, 거대하고 이상적이고 고전적인 주제들이 다비드라는 주제에서 완벽하게 일치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이 아름다움과 생명력으로 가득 찬 인체는 젊은 시기 미켈란젤로의 작품들을 특징짓는 중요한 주제 중의 하나가 된다. 

 

 

 

 

 

 

 

 

 

 

 

 

 

 

 

 

 

 

 

 

The story of the creation of David

 

 

 

내용 발췌> 미켈란젤로 / 부르노 나르디니

                  Storia dell'arte / 프란체스코 네그리 아르놀디

                  www.accademia.org/explore-museum/artworks/michelangelos-dav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