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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즈 피아니스트 - 지오바니 미라바시 Giovanni Mirabassi
    이.탈.리.아 문화/대중문화 cultura di massa 2010. 5. 5. 09:47
    미라바씨의 홈페이지 : http://www.mirabassi.com/







    Giovanni Mirabassi
    1970 生

    클래식을 전공했지만 존 콜트레인의 음악을 접한 뒤 독학으로 재즈를 시작했다.
    17세 때 이탈리아를 방문한 트럼펫 연주자 쳇 베이커와 함께 공연하면서 본격적인 재즈 음악가의 길을 걷게 된다.

    1992년 프랑스 파리로 이주한 그는
    1996년 아비뇽 국제 재즈 콩쿠르에서 최우수 연주자로 선정되고
    2001년 발표한 첫 솔로 앨범 '아반티(Avanti)'로 프랑스의 그래미상인
    '음악의 승리상(Les Victoires de la Musique)' 재즈 부문 최우수 신인상을 받으면서 이름을 알렸다.

    "10세 때 콜트레인의 음악을 듣고 재즈를 알게 됐습니다.
    이후 많은 재즈 음악가를 만나면서 저를 발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특히 재즈 피아니스트 엔리코 피에라눈치가 제 음악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죠.
    그의 환상적인 프레이징(음악의 구절)과 서정성, 빼어난 스윙감을 좋아합니다."





    세상은 역시 오래 살고 볼 일이다. 10년 전만 해도
    소수의 재즈 마니아들
    사이에서만 은근히 사랑받던 그가
    일본 아틀리에 사와노 레이블과 계약 후

    연이어 일본에서 앨범을 발표했고, 2007년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과
    2008년 4월 첫 내한공연에 이어 또 다시 내한공연을 하게 될만큼
    인지도도, 인기도 높아졌으니 말이다.
    경영악화로 무너진 스케치 레이블에
    대한 계약과 관련해 그 자신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지만
    결과적으로 보자면 지오바니 미라바시 개인에게 있어서는
    활동무대가 아시아까지 확장되는 계기가 되었으니 '위기는 기회인 셈'이라는 옛말이 아주 틀린 것은 아닌 듯 하다.


    '움브리아파'가 융성했을 정도로 개성 넘치는 화가들이 많았던 도시 페루자..
    사실 대부분의 유럽 곳곳이 그러하지만, 카메라만 들이대면 바로 그림이 되는 그 곳에서 태어난 지오바니 미라바시는
    22살 이 되던 해에 파리로 떠났다.
    같은 유럽 안에서도 이탈리아 태생의 뮤지션들과 프랑스출신의 뮤지션들은 서로 다른 빛깔의 공기를 만들어 낸다.
    '과감한 프레이징과 푸른 서정성', '현학적인 불협화음의 운무와 보라빛의 몽환' 따위의 말로 설명하기에는
    너무나 구구절절해지는 뉘앙스의 차이/정서의 차이가 분명히 존재하는 정 가운데,
    그 교집합을 정확하게 찾아 의자를 놓고 자리를 잡았던 세 장의 앨범 - <Architrctures> ,<Avanti>, 그리고 <Dal vivo> 를 기억한다.







    지오바니 미라바시라는 이름이 한없이 아름답다고 느꼈던 그 때로부터 10년,
    신작 <Out of track> 으로, 오는 3월 22일 정식 내한 공연으로 만날 수 있는 그는 얼마나 '전진'했을까.


    러프 스케치:
    지오바니 미라바시의 디스코그래피


    1998년 이전의 활동으로는 그가 참여했던 두 장의 앨범 - <Dyade> 과 그의 형제인 가브리엘레 미라바시가 에제아 레이블에서 발표한 앨범 <Cambaluc> 이 음악활동을 시작하던 초기의 기록이겠으나 이 앨범들은 지금 구하기 쉽지 않다.
    그의 본격적인 리더 작은 스케치 레이블에서 발표했던 3장의 앨범 <Architrctures> ,<Avanti>,  <Dal vivo>로 각각 스튜디오 트리오 앨범/피아노 솔로 앨범/트리오 실황 앨범으로서의 개성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음반들인데, 이제는 아쉬워해봐야 소용없는 과거의 라인업일 뿐이지만 다니엘레 멘카렐리의 콘트라베이스, 루이 무탱의 드럼과 함께 했던 아름다운 연주들이 담겨있다.
    이 음반들은 서른 살 전후의 지오바니 미라바시가 건반과 음표에 대해 가장 치열했던 순간의 기록이기도 하며, 멤버들이 서로의 창의력을 침범하지 않으려 애쓰는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흔적이다.
    특히나 체 게바라의 자서전 표지를 연상시키는 강렬한 레드컬러 바탕에 블랙의 굵은 폰트로 인쇄된 타이틀이 인상적이었던 피아노 솔로앨범 <Avanti> 는 칠레의 군부 쿠테타나 미국의 남북전쟁, 쿠바혁명, 스페인 내란과 관련된 곡들 뿐만 아니라 앙드레 브루통과 함께 다다이즘 운동의 핵심적 인물이었던 아라공의 사진과 반전에 대한 가장 서정적인 가사를 가진 존 레논의 곡 'Imagine' 까지 담아낸 역작이었다.
    역사적인 혁명과 일련의 무브먼트들이 사라진 뒤에 남는 '이념의 껍데기의 허망함'에 대해, 가장 서정적인 악기인 피아노를 가지고 열정적으로 써내려간 그 자신의 젊은 날 일기장 같은 앨범이기도 했다.
    뒤이어 쇼팽 해석에 가장 탁월한 연주자 중 하나로 인정받는 안드레이 야고진스키의 프랑스 투어 중 그의 연주에 반한 미라바시의 제안으로 완성된 <Mirabassi & Jagodzinski Trio> 와 플라비오 볼트로 - 글렌 페리스가 참여해 피아노 - 트럼펫 - 트럼본이라는 특별한 편성으로 완성된 <Air> 를 발표했는데 앨범 <Mirabassi & Jagodzinski Trio> 에는 아커디언과 피아노가 옛 추억을 회상하듯 <Avanti>와 <Architrctures>의 수록곡들을 일부 담아냈다.
    2004년과 2005년은 아틀리에 사와노 레이블을 통해 선사이드 실황앨범과 DVD, 일본 내에서만 발매된 몇 장의 클럽 라이브 음반들이 쏟아져 나온 시기이다. 이 사이에 끼어서 발표한 앨범 <Prima o Poi>는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니션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테마곡을 실어 일본과 한국에서 대중적으로 그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는 큰 계기가 되기도 했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두고 '그가 이제 건반위에 계산기를 올려놓고 상업적인 마인드에 눈을 돌렸다'는 비난도 있었지만, 원곡보다 흘륭했던 트리오의 연주로 인해 이런 말들은 곧 수그러들었다.
    게다가 <Prima o Poi> 는 이 앨범에 수록된 'Symphomaniax' 한 곡만으로도 '전율의 도가니탕'으로 기억되기에 충분한 음반이었다.
    전작에서의 호흡이 만족스러웠던 안드레이 야고진스키와의 두 번째 협연앨범인  <C Miner>, 영국 태생의 색소포니스트 팀 화이트헤드와의 쿼텟 앨범 <Lucky Boys>, 샹송을 재즈 연주곡으로 편곡한 <Cantopiano>, 자끄 브렐 송북인 <Artero Brel>, 현재 그의 트리오 라인업으로 완성된 전작 <Terra furiosa> 에 이르기까지 최근 4년간 빼곡한 그의 음악적 결과물들이 말해주듯 그는 참 바쁘게, 열심히, 정신없이 달려왔다.









    Mirabassi - 하울의 움직이는 성






    앨범 <Out of track>   :
    우아함과 격정의 조각들로 채워진 직소퍼즐







    많은 이들이 기다렸던 지오바니 미라바시 트리오의 새 앨범 <Out of track> 은 이례적으로 재즈 스탠더드 넘버들을 수록했는데, 모던한 인트로를 안고있는 'Dear old Stockholm' 이나 콜 포터의 곡 'Just one of those things', 존 콜트레인의 'Impression'는 베이스나 드럼에게 상당히 많은 솔로를 허용하고 있다. 피아졸라의 곡 'Vuelvo al sul' 이나 엔리코 피에라눈찌에게 헌정하는  'Pieranunzi', 'Here's to you' 처럼 서정성 가득한 멜로디를 안고있는 아름다운 트랙들도 눈에 띈다. 전작 <Terra furiosa> 의 'Last minutes' 처럼 인트로 트랙을 따로 배치한 엔니오 모리코네의 곡 'Here's to you'는 본 트랙의 2배에 달하는 인트로 때문에 '과한 애피타이저 - 단촐한 메인 디쉬'의 형상을 하고 있지만 하나로 묶으면 완벽한 피아노 솔로곡으로 완성된다.
    이 2개의 트랙은 앨범에서 자신만의 독립적인 시간을 따로 만들어낸 미라바시의 지극히 개인적인 영역이라고 보아도 좋겠다. 'Souvenirs Souvenirs'는 이 세 멤버의 기량이 가장 적절하게 모인 예로 들고 싶을 만큼 생동감이 푸득거리는 그의 오리지널 곡으로, 'Pieranunzi','Impression'와 마찬가지로 오밀조밀한 프레이징이 빛을 발하는 트랙이다. 이밖에도 <Avanti!> 에 피아노 솔로로 담겨있던 'Le Chant Des Partisans'의 트리오 버전을 만날 수 있는데, 밝은 느낌의 곡이지만 핏빛 서정성이 느껴졌던 원곡보다 훨씬 쾌활한 분위기- 마치 어린 시절의 상처가 어른이 된 후에는 하나의 추억으로 자리잡 듯 - 가 느껴진다. 앨범마다 'Architrctures' ,'Avanti'의 수록곡들을 하나씩 담는 것을 보면 지오바니 미라바시 역시 그 때의 그 자신을 '노스텔지어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듯한 인상을 받게 된다.
    그래서일까, 지극히 개인적이고 심리적인 문제이지만, 필자는 아직 레온 파커와 지안루카 렌치를 그의 트리오의 레귤러 멤버로 받아들이는 것에 한없이 낯설어 하고 있는 중이다. 스튜디오 앨범에서는 이전보다 역동성이 배가된 호흡이 나름대로 힘있게 느껴졌던 것과는 달리, 작년 첫 내한공연에서 드럼이 다른 파트의 공간에 공격적으로 파고드는 순간들이 한없이 낯설게 각인되었던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되었다. 듣는 사람에 따라 느낌이 다르겠지만, 어쨌거나 그의 스케치 레이블 시절 앨범을 지나치게 많이 들었기 때문에, 그리고 그 때의 서로 조심조심 얽히는 트리오의 사려깊은 분위기가 어느새 '기준'으로 자리잡았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재키 테라송 트리오의 멤버로 활동했던 레온 파커나 스티브 레이시, 스티브 그로스만의 앨범에 참여했던 베이시스트 지안루카 렌치는 각각 개별적으로는 훌륭한 뮤지션들임에는 분명하짐나, 작년 공연만으로 평가하자면 지오바니 미라바시와 이들은 '관계의 조율'을 해나가는 과정 중에 있다는 생각이 든다.


    글 : 박 경
    텍스트 출처> 모아진













     마포 아트센터 아트홀
    2010년 5월 1일 내한 공연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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