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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체자레 파베제 Cesare Pavese
    이.탈.리.아 역사/이탈리아가낳은인물 titani 2010. 6. 9. 18:26


    Cesare Pavese
    (1908.9.9  Santo Stefano Belbo,   – 1950.8.27 Torino)
    이탈리아의 작가, 시인, 번역가









    토리노 법원 Palazzo di Giustizia 의 고위직이었던 아버지와 유복한 상인 가문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경제적으로 유복한 가정이었으나 파베제의 유년기는 행복하지 않았다:  세 형제가 어려서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도 병약하여 파베제는 유모의 손에 키워졌다.

    1914년 아버지가 뇌암으로 사망했을 때 그는 6살이었다. 빈첸조 아르노네 Vincenzo Arnone가 썼듯이 그의 유년기에는

    "본능적인 부끄러움으로 눈물을 참던 어린 파베제가 조숙해져야 할 모든 조건이 이미 갖추어져 있었다;

    작가의 인생에 동반하고 흔적을 남긴 - 인간적, 문학적 근원의 모든 조건이 이미 갖추어져 있었다"

    타계한 아버지 대신 자식들의 교육을 맡게 된 어머니는 그를 몹시 엄격한 학교로 보냈는데, 이는 체자레의 극도로 내성적이고 불안정한 성격을 더욱 부추기게 된다.








    더 이상 지출을 감당할 수 없게 된 어머니는 1916년 집을 팔고 자식들과 함께 지방의 작은 빌라로 이사한다.

    초등학교를 마친 체자레는 예수교 교단에서 운영하는 중학교로 진학했고, 이어서 Cavour 공립학교에 등록한다.

    이 무렵 문학에 매혹당한 파베제는 구이도 다 베로나, 가브리엘레 다눈치오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평생동안 우정을 나눈 마리오 스투라니Mario Sturani와 만나게 되었고, 열심히 도서관에 출입하며 초기 습작들을 남겼다.

    고등학교에 입학하던 1923년 알피에리 Alfieri 를 발견하고, 청소년기의 풋사랑, 동급생들과의 우정의 시기를 지난다.

    빗속에서 6시간을 기다리던 무희에 대한 사랑, 깊은 흔적을 남긴 동급생의 갑작스러운 죽음, 라틴어와 그리스어 수업...

    토리노 대학 문학과에 입학하던 시기 그는 월터 휘트만과 미국문학에 매료되었는데 결국 졸업논문의 주제가 되기에 이른다.[1]










    그 이후



    길게 늘어진 언덕이 정적 속에서 비에 젖는다.

    지붕 위로 비가 내린다. 좁은 창문은

    더욱 신선하고 생생한 녹색으로 충만하다.

    여인은 나와 함께 누워 있었지. 텅 빈 창문,

    보는 사람 아무도 없고, 우린 벌거벗고 있었어.

    그녀의 비밀스러운 육체는 지금쯤 거리를 걷고 있으리라,

    가볍고 부드러운 걸음걸이로 그 걸음걸이처럼

    가볍고 흐트러진 비가 내리고 있다.

    지금 여인은 습기 속에 잠든 헐벗은 언덕을

    보지 못한다. 낯선 사람들과 부딪히면서

    길거리를 걷고 있다.

    저녁 무렵이면

    언덕은 물안개에 휩싸이고, 창문은

    안개의 숨결을 마신다. 길거리는

    지금쯤 텅 비어 있겠지. 오로지 언덕만이

    음울한 육체 속의 아득한 생명을 간직하고 있다.

    우린 두 육체의 습기 속에 흐트러진 채

    반쯤 졸리운 상태로 누워 있었어.

    따듯한 햇살과 신선한 색깔들로 좀더

    부드러운 저녁이면, 거리에는 즐거움이 넘치겠지.

    주위 가득히 육체의 기억을 즐기면서

    길거리를 걷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리라.

    거리의 낙엽 속에, 여자들의 무감각한 걸음걸이 속에.

    사람들의 목소리 속에는, 두 육체가 잊어버린 생명이

    조금은 남아 있지만, 그건 정말로 기적이다.

    그리고 문득 거리 저너머 집들 사이로 언덕을

    바라보며 생각해본다, 여인도 좁은 창문에서

    그 언덕을 바라보고 있으리라고.

    헐벗은 언덕은 어둠 속으로 가라앉았고

    비가 속살거린다. 부드러운 육체와 미소를

    함께 가져왔던 여인은 이제 없다.

    하지만 내일 새벽의 깨끗한 하늘 아래

    여인은 날렵한 걸음걸이로

    거리로 나갈 것이다. 원하면 우린 만날 수도 있겠지



    지중해



    친구는 거의 말이 없고 그 말마저 이상하게 들린다.
    바람 부는 아침 그 친구를 만날 필요가 있을까?
    우리 둘 중의 하나, 새벽녘에, 여자를 버렸다.
    거리를 바라보며 습기 찬 바람, 평온함, 혹은
    지나가는 행인에 대해 이야기할 수도 있을 텐데,
    아무도 말을 꺼내지 않는다. 친구는 저만치 서 있고
    담배 피울 생각도 않는다. 바라보지도 않는다.
    어느 날 아침
    우리가 뚫어지게 바라보았던, 그 흑인도 담배를 피웠지
    흑인은 길모퉁이에서 포도주를 마시고 있었지
    ━밖에서는 바다가 기다리고 있었어. 하지만 그 검붉은
    포도주도 희미한 하늘도 그의 것은 아니었어.
    맛을 생각하지도 않았어. 아침마저 여느
    새벽의 아침이 아니었어. 그 흑인에게는
    세월을 넘어선 그저 단조로운 하루였어.
    머나먼 고향의 생각이 배경처럼
    서려 있었지만, 그는 생각하지 않았어.
    거리에는 여자들과 신선한 빛살이 있었고
    바다 냄새가 흐르고 있었지.
    우리는 여자들에게 눈길을 돌리지도 않았어. 그저
    앉아서 생명의 소리를 듣고, 저기 아직도 졸음에 겨운
    신선한 햇살 아래, 바다가 있다는 생각만으로 족했지.
    우리의 하얀 여자들은 흑인 곁으로 지나가고,
    흑인은 너무나도 음울한 손을 향해 시선을
    낮추지도 않았고, 숨조차 쉬지 않았어.
    우리는 한 여자를 버렸고, 그날 새벽
    평온함과 길거리와 그 포도주, 그 모든 것이
    우리의 것처럼 여겨졌지.
    지금은 행인들이
    나를 산만하게 하고, 친구가 습기 찬 바람 속에
    담배를 피우려 움직이는 것도 모르겠다.
    하지만 즐기는 것 같지는 않다.
    잠시 후 내게 묻는다.
    포도주를 마시며 담배 피우던 그 흑인을 기억하나?

      



    사람들은 파베제의 소설이 냉정하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그렇게 여기는 이유는 제재가 실제로 폭력적인 사건이기 때문이 아니라, 오히려

    화자의 조심스러운 주관성때문이다. 파베제의 주인공들이 보여주는 전형적인 태도는 평정심이며, 전형적인 문제는 의사소통의 단절이다.

    그의 소설들은 의식의 위기에 관한 것이며, 의식이 붕괴되도록 놔두지 않으려는 노력에 관한 것이다. 감정의 발육불능, 쇠약해진 정서나

    육체적 생명력이 소설의 전제가 된다. 어린 나이에 환멸을 느껴버린 자의 고뇌, 자기의 감정을 놓고 아이러니와 우울함을 번갈아 실험하는

    교양있는 사람들은 우리에게도 친숙하다. 그러나 현대적인 감성의 이런 탐구 - 가령, 지난 80년 동안 이뤄진 프랑스의 시와 소설 대다수 -

    와는 달리 파베제의 소설들은 파격적이지 않으며 세련됐다. 주요 장면은 항상 무대 밖이나 과거를 배경으로 벌어진다. 그는 성애의 장면을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기피한다.

    그의 주인공들이 타인과 맺는 관계는 대부분 구속력없이 느슨하다. 이를 벌충이라도 하듯이 파베제는 그들을 하나의 장소 -대개 토리노나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던 피에몬테 중에 한군데 - 에 결속시킨다.[2]





    Imagen Il carcere, Einaudi, Torino, 1949  감옥

    Imagen Paesi tuoi, romanzo, Einaudi, Torino, 1941 당신의 마을(들)

    Imagen La bella estate, Einaudi, Torino, 1949, 아름다운 여름

    Imagen La spiaggia, romanzo, 1941, nuova edizione postuma, Einaudi, Torino, 1956. 해변

    Imagen Racconti, raccolta postuma, Einaudi, Torino, 1960단편

    Imagen Dialoghi con Leucò, Einaudi, Torino, 1947

    Imagen Il compagno, romanzo, Torino, 1947 친구

    Imagen La casa in collina, Einaudi, Torino, 1949 언덕 위의 집

    Imagen Il diavolo sulle colline, Einaudi, Torino, 1949 언덕 위의 악마

    Imagen Tra donne sole, Einaudi, Torino, 1949 여자들 끼리

    Imagen La luna e i falò, romanzo, Einaudi, Torino, 1950 달과 모닥불

    Imagen Le Poesie, Einaudi, Torino, 1962

    Imagen Il mestiere di vivere. Diario 1935-1950, Einaudi, Torino, 1952 산다는 일. 일기








    [1] 위키백과 이탈리아

    [2] 해석에 반대한다. 도서출판 이후  p.72  수잔손탁 Susan Sont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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