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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켈란젤로 - 23세의 성취
    미.켈.란.젤.로/생 애 vita 2020. 10. 14. 01:54

     

    피에타Pietà

     

    현재 바티칸시 성 베드로 성당에 안치되어 있는 작품 피에타는 그 아름다움이나 완전성에 대하여 굳이 설명이 필요하지 않다. 보는 순간 누구나 알 수 있고, 반드시 보아야만 하는 1, 스스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Pietà (Michelangelo),1498–1499,174 x 195 x 69 cm

     

     

    1498년 8월 27일 체결된 계약서에는 당시 로마 교황청 주재 프랑스 대사이자 산 디오니지의 수도원장이던 잔 드 빌레르 추기경, 보증인 야코포 갈리, 그리고 미켈란젤로가 등장한다. 하지만 이 의뢰는 계약서를 작성하기 훨씬 전에 확정되었던 것 같다. 그 해 4월에 이미 미켈란젤로는 카라라에서 대리석을 고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the  marble quarries of Carrara

     

     

    the  marble quarries of Carrara

     

     

     

     

     

    완성된 작품의 높이가 174cm에 이르는 이 카라라산 하얀 대리석은 미켈란젤로 자신의 손으로 조각되고 구석구석 연마되어 보석처럼 빛나고 있다. 

     

     

     

     

    작품은 1400년대 후반 피렌체에 까지 퍼져 있던 북유럽의 도상학을 차용하고 있다; 성모 마리아가 죽은 그리스도를 무릎 위에 안고 있는 피라미드 형태로, 한 손으로는 아들의 늘어진 상체를 들고 한 손은 자신의 고통을 표현하고 있다.

     

     

     

     

     

    이 흐느낌도 없는 고요한 드라마에는 미켈란젤로가 고대의 작품들을 섭렵하면서 선택했을 '클래식'한 비극의 정서와 피렌체 산토 스피리토 지하에서 사자들을 해부하며 익힌 인체Anatomia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모두 나타나고 있다.

     

     

     

     

     

     

    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는 이미 근육과 신경이 이완되고, 피부는 생기를 잃었다.1 

     

     

     

     

     

     

    그리고 살아 있으나 마음은 이미 죽어 있는 어머니의 고통에는 눈물이 없고, 얼굴도 절망으로 일그러지지 않았다. 1

     

     

     

     

     

     

    드라마만 고요함에 잠긴 것이 아니고, 여기서는 시간이 멈추어 있다. 기독교인들에게 그리스도의 희생은 과거의 일이 아닌, 늘 생생하게 살아있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 걸작품에 대한 소문은 빠르게 로마와 다른 지역으로 퍼져 나가, 교회 앞마당이 항상 군중으로 가득 찼다. 어느 날인가 군중속에 섞여 있던 미켈란젤로는 이 위대한 작품의 조각가가 밀라노 사람이라고 우기는 한무리의 롬바르디아 사람들을 보게되고, 같은 날 저녁, 교회 안으로 몰래 숨어 들어 마돈나의 옷 장식에 michelangelo buonarroti florentinus faciebat (피렌체 사람 Michelangelo Buonarroti 작) 이라고 새기는데, 이렇게 바티칸의 피에타는 유일하게 미켈란젤로가 사인한 작품으로 남게되었다. (이것은 작가가 유일하게 남긴 사인에 대한 여러가지 가설 중에 하나일 뿐이다. 조르지오 바사리는 심지어 같은 저서<Le vite>의 후판본에는 완전히 다른 가설을 내세우기도 했다.) 

     

     

     

     

     

     

    1498년 5월 23일 한때 미켈란젤로를 사로잡았던 불꽃의 사제 사보나롤라는 화형을 당했고, 그를 따르던 미켈란젤로의 형 리오나르도는 기소되었다. 그러나 미켈란젤로는 침묵을 지켰다. 

    침묵을 지키면서 드디어 피에타를 완성한 것이다. 

    거룩한 그리스도는 성모 마리아의 무릎 위에 안겨 영원히 잠들고 있다.

    하늘의 높은 위엄이, 깨끗하고 맑은 성모 마리아와 십자가형으로 처형 당한 성자의 얼굴에 감돌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무엇이라 형용하기 힘든 우수가 서려 있다. 이 우수가 두 사람의 거룩한 자태를 적시고 있는 것이다. 비애가 미켈란젤로의 혼을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3

     

     

     

     

     

    1499년, 미켈란젤로는 "완전히 다른" 작품 - 사보나롤라의 비극적인 사건과 그리스 로마라는 고전적인 테마에 대한 자신의 내적 불만족을 나타내는 기독교 주제의 피에타 작업을 끝마친다.

    산 피에트로 성당의 피에타는 동시대인들 사이에서 논란을 일으킨 지나치게 젊은 마돈나, 노르딕 작품들에서 영향을 받은 도상학, 조화롭고 클래식한 구성과 섬세하기 그지없는 완벽한 기교의 작품 스타일이라는 주제 이상으로 새로운 작품이다. 하지만 또한 야코포 델라 퀘르치아의 마돈나 얼굴이나 옷자락, 베로키오의 피라미드 형 구성과 그리스도의 모습  등 아직은 콰트로첸토(1400년대)에 속한 예술이며, 미켈란젤로의 시학이라고 할 수 없는 전체적으로 우수에 잠긴 분위기 등이 일종의 정체, 퇴화, 경지에 이른 작가의 세련된 테크닉을 나타내기도 한다. 4

     

     

     

     

     

     

     

     

     

     

    1.   미켈란젤로 / 부르노 나르디니

    2.  'Der Cicerone: Eine Anleitung zum Genuss der Kunstwerke Italiens' / 야코프 부르크하르트

    3.  미켈란젤로의 생애 / 로맹 롤랑

    4.  Storia dell'arte / Francesco Negri Arnoldi

     

    이미지 출처> 구글 이미지/야후 이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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