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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Il Principe
    이.탈.리.아 문화/인문학 scienze Umanistiche 2020. 2. 8. 10:57

     

     

     마키아벨리가 출생한 당시의 이탈리아는 내부적으로는 로마, 피렌체, 밀라노, 나폴리, 베네치아의 다섯개의 강력한 도시국가로 분립되어 각각 유력한 지방귀족에 의해 지배되고 있었으며, 그들의 주권자는 소위 전제적 독재자였고, 그 위에 로마교황이 또한 최고주권자로 교권 및 정치권력을 장악하고 있었다. 그리고 밖으로는 프랑스 왕 샤를 8세의 이탈리아 원정으로 사분오열되어 프랑스, 스페인, 독일 등 강대국의 정치적 야망의 제물이 되었다. 이처럼 외국 세력 다툼의 장이 된 것에는 국내의 추잡한 내분과 분열에 원인이 있었으나, 그 내분을 이용하여 권위를 유지하려는 교황에게도 적지 않은 책임이 있었다.

     마키아벨리는 로마교회가 도덕의 퇴폐와 신앙의 세속화를 이탈리아 민족에게 주었으며, 국내의 끊임없는 내분을 야기시켜 그것이 이탈리아 파멸의 원천이 되었다고 비난하고(로마사론) 부패, 퇴폐한 이탈리아 구제의 길은 무엇보다도 국내의 통일과 외국세력의 구축에 있다고 보고 이를 위해 강력한 국가의 출현을 열망했던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로마교황의 세속적인 권력에 반대하고 교회의 정치권력에서 국가를 해방시켜 종교까지도 정치의 권위 아래 종속시키려 했던 것이다. <군주론>으로 말미암아 그가 르네상스의 정치사상가의 한사람으로 손꼽히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마이네케Meineche가 마키아벨리의 도덕으로서의 정치적 능력 개념 Virtuoso를 그의 중심개념으로 해석하고 이 Virtuoso 개념이야말로 그의 공화주의적 경향과 전제주의적 경향의 양면을 결부시키는 내적인 연결고리를 이루고, 이에 의해 마키아벨리가 한편으로 로마사론에 의해 공화제를 설명한 리비우스론을 저술하고 한편으로는 군주론을 쓴 모순이 해결된다고 한 것은 옳다. 여기에 마키아벨리의 Virtuoso 개념의 더욱 깊은 기초를 이루는 것은 퇴폐한 현실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것을 함께 지적해야 한다. 따라서 개인 상호간의 행위의 규범이 되어야 할 도덕도, 인류 영혼의 구제로서의 종교도 그에게 있어서는 정치에 공헌한다는 조건하에만 존재 가치가 인정되는 것이다. 그의 군주론이 탄생한 이래 지금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 이유이다. 

     마키아벨리의 정치이론은 무엇보다도 군주론에 잘 표현되어 있으며, 이 군주론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앞으로의 유럽은 절대군주주의가 출현할 것이라는 점을 예상했다는 것에도 있다. 다시 말하면 전제주권을 명백히 종교 및 도덕과 분리시켜 중세적인 전제주권에서 근세적 절대군주주의가 탄생해온 과정을 현실주의적으로 추론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에서 마키아벨리는 전제주권이라고 하는 것은 하등 종교적, 도덕적인 것이 아니라, 정치적, 권력적 지배관계라는 것을 명시한 최초의 사상가 중에 하나였다고 할 수 있다. 

     그의 현실주의적 정신은 군주론 제15장에 잘 나타나 있다. 그는 "생활의 실상과 사상 위의 생활과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 행하여야 할 일 때문에 실제로 행해져 있는 일을 방기하는 자는 자기의 생존은 물론 파멸을 초래한다. 모든 것에 있어서 선을 행하고자 하는 인간은 좋지 못한 많은 인간 사이에서 멸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자기의 지위를 유지하려고 하는 군주는 정세의 필요성이 요구하는데 따라 선을 행하기 위해 악을 행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는 또 지배자로서의 군주의 자세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지배자는 인민과 함께 항상 친선을 유지하고 인민에 기초를 두지 않으면 안된다. 그렇지 않으면 유사시 안정을 유지할 수 없다(군주론 제9장)". "지배자는 인민이 그에게 호의를 갖고 있으면 음모조차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인민이 적의를 갖고 증오심을 가질 때에는 그는 사사건건, 그리고 모든 인간에 대해서 공포를 갖지 않으면 안된다", "지배자는 몇 사람의 증오를 받지 않으면 안되는 경우, 첫째로 민중의 증오를 받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군주론 제 19장)", "오로지 성곽에 의존하며 민중에게 미움을 받는 것을 개의치 않는 것은 잘못이다(군주론 제20장)","민중의 원한을 받지 않는 자를 공격하는 것은 어려운 일(군주론 제10장)"이며, "민중의 원한, 증오, 경멸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한다(군주론 제 19장)" 고 하여 군주에게 가장 유의해야 할 것은 민중의 신뢰에 있다고 강조한다. 그리하여 " 지배자는 아부하는 자를 피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진실을 말하더라도 결코 이를 꺼리지 않는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이해시키는 일 이외에 아부를 막을 길은 없다(군주론 제23장)." 라고 한 점 등은 실로 중세에는 물론 현대, 먼 미래까지도 정치하는 사람들이 한시도 소홀히 생각해서는 안될 명언이라고 할 수 있다. 

     마키아벨리는 또한 인간 일반에 관하여 "인간은 은혜를 모르고, 마음이 잘 변하고, 거짓에 차 있고, 위험에 대한 불안에 꽉 차 있고, 이익에 대해서는 탐욕하다. 그들은 지배자로부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한 지배자들에게 온 마음을 기울인다.  위급이 가까이 닥치지 않았을 때는 지배자에게 피, 재산, 생명, 자식을 희생하는 것을 불사한다. 그러나 위급이 닥치면 물러서서 반기를 든다 (군주론 제 17장)". 따라서 그들의 약속을 믿고 기대하는 자는 멸망해 간다는 것이다. 또한 인간은 필요한 경우에만 부득이하게 선을 행한다고 말한다.

     군주론의 현실주의는 제15장의 "내가 여기 논술하고 있는 이유는 이를 이해하는 사람들에게 유익하도록 말하는 것이 의도이므로 나는 사실의 구체적인 진실에 입각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고 지적하고 이어서 "지배자가 현존의 질서를 범하는경우의 위험에 관해서(군주론 제2장), 혹은 "인민이 개선을 희먕하는 것에서 일어나는 곤란에 관해서(군주론 제3장)", 혹은 "국가가 시민정치보다 독재정체에로 이행하려고 하는 때의 위험이멸에 관해서(군주론 8장) 등에 관해서도 그의 주관적 의도가 어떤 것이든 간에 일종의 특색있는 리얼리즘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루소J.J.Rousseau는 그의 저서 민약론에서 마키아벨리는 왕명을 위한 교훈이라고 칭하면서도 사실은 인민에게 대교훈을 주고 있다(민약론 제6장)고 지적했다. 

     한스 프라야가 지적한 바와 같이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정치에 관한 기술을 갈파하고 있다. 확실히 그의 정치적 기술에서는 대중으로서는 겁장이이고 생각이 얕으며 쉽사리 속고, 개인으로서는 물욕이 강하고 모든 악에 기울고 필요 또는 권력에 의해서만 선을 행하는 인간을 상정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은 결과만을 찬미하고, 전제군주의 선행이나 이익으로 덕을 볼 때는 무슨 일이든 감수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마키아벨리는 폭력이나 잔인한 일은 "그것이 크게 느껴지지 않고 또한 크게 분노의 반격을 받지 않도록 일시에 행하고, 이에 반해 자비는 지속적인 효과가 있도록 서서히 시행할 것(군주론 제8장)"을 건의한다. 사실상 치열한 권력투쟁이 전개되는 와중에는, 특히 먹느냐 먹히느냐의 적과 동지관계의 본능이 노골적으로 나타날 경우에는 자기 유지를 위한 성공의 의지 앞에 도덕적 원칙, 확신, 이상이 무력하게 붕괴해 버리는 것을 볼 수 있다. 따라서 현실의 권력 이해에 의한 지주 없이는 어떤 이상도 대정치의 영역 내에서는 오래 유지될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이 권력의 악마적 본질이며 칼 슈게트의 말처럼 적과 동지의 관계를 모든 평가 위에 둠으로써 그에게 있어서는 도덕적인 것도 그 자율적인 절대적 효력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정치상의 권위는 결국 도덕적 요소, 즉 인간의 자연스러운 신뢰에 기초를 두고 있는 것이므로 어떠한 강력한 권력에 대해서도 한계가 있다. 

    여기에 마키아벨리도 태연하게 도덕과 부도덕간의 교묘한 책동을 권고하고 있다. 즉 "싸움에는 두가지 방법이 있으니 첫째는 합법적인 방법이며 둘째는 폭력적인 방법이다. 전자는 인간에게 고유한 것이며 후자는 야수에게 고유한 것이다. 그러나 첫째의 방법으로는 때때로 충분하지 않으므로 둘째의 방법을 행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러므로 군주는 어떤 때는 야수, 어떤 때는 인간으로 되돌아올 것을 충분히 알고 있지 않으면 안된다(군주론 제19장)" 마이네케는 그의 저서 <정치학의 고전작가>에서 이를 어떠한 이교적 고대적 도덕이 아니라 근대 정치사유의 시작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마키아벨리의 Virtuoso의 개념은 요컨대 정치능력, 즉 단테에 의하면 의지력과 총명함과의 자연스러운 결합, 사탄까지도 소유하는 유연한 법과 같은 힘이다. 이것이 바로 마키아벨리의 이율배반을 뛰어넘는, 대담한 도약을 수행하는 개념으로서의 정치적 사유일반의 중심개념인 Virtuoso인 것이다. Virtuoso는 역사적인 영웅들이 일정 부분 운명적으로 지니고 있는 것으로, 그 상징은 사자와 여우와의 결합이다. 그러나 마키아벨리는 개인의 유능함에 의해서만 획득될 수 있는 정치적 능력이 제대로 영속될 수 없다는 것을 뚜렷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그는 권력투쟁이나 전제정치의 단순한 영역을 벗어나 신비로운 국가통합의 힘으로서 Virtù를 민족에서 민족으로 이동시키고, 시대에서 시대로 되풀이 하여, 어떤 천재적인 정치지도자에게 응축시킴으로써 정치적 뮈토스를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이같은 Virtuoso가 전민족을 장악할 경우 국가는 강대하게 되어 흥하고, 고갈될 경우 공공질서는 물론이고 종교나 기풍은 끊어져 민족은 불안정한 상태에 빠지고 만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Virtuoso의 생산이 국가 본래의 목적인 것처럼 생각했다. 그는 정치를 담론하는 이론가가 아니라 자기의 실제 경험을 역사적 관찰과 융합하여 행동의 이론으로 만든 정치이론가였다.  Virtuoso는 다른 덕과 함께 시민 도덕의 체계 속에 조화시킬 수 있는 것과 같은 덕은 아니다. 그 기원에 있어 종교나 도덕으로 분류될 수 있는 면도 다소 있을 수 있으나,  본질에 있어서는 정치적 권력의지 그 자체에 불과하며 행동을 결집시키는 정력, 즉 지배자의 힘이다. 그의 Virtuoso개념은 현실의 부패, 퇴폐의 시대 현실에서 탄생한 것임을 간과하면 안된다. 이는 <군주론>의 결론 제26장에서 "외국의 야만적 침략은 두려울 것이 없으며, 그 외부로부터의 침략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피렌체 공화국 내부의 인민에 대한 압박, 노예화, 분열, 수렴, 전황 등에서 기인한다" 라고 맺고 있는 점에 있다. 

     군주론에 일관되게 흐르는 주제는 "군주권이란 무엇인가, 그는 어떻게 권력을 획득하였으며 또한 어떻게 그것을 유지했는가, 그가 권력을 잃었다면 그 원인은 어디에 있었는가"의 규명이었다. 즉 권력을 획득 유지할 수 있었는가 그렇지 않은가를 가치의 척도로 삼아 이탈리아와 다른 유럽 제국의 군주의 행태, 공과를 관찰, 평가하고 그것으로부터 통치자의 치세도에 관하여 귀납법적인 여러가지 일반원칙을 추출해 냈던 것이다. 이러한 관찰, 분석, 종합 과정에서 그는 바로 자연과학자가 자연현상을 관찰하듯 일체의 윤리적, 도덕적 선입견의 개입을 배제하는 태도를 취했다. 요컨대 마키아벨리는 자배자를 위한 경세치국의 도를 제시하였을 뿐만 아니라, 정치학이 한 과학으로 성립할 수 있는 특수한 경지를 개척하였다는 점에서 그 업적을 높이 평가받아 마땅하다.

     

    * Virtuoso 는 라틴어 Virtus의 이탈리아어 형용사형

     덕 lat. virtus : 비르투스라는 단어는 비르(vir 사람, 남성)에서 유래했으며, 한 남자로서 진실하고 사회구성원으로서 유익한 존재가 되게하는 모든 것을 포함한다.
    시인 루킬리우스(기원전 180-103)는, 비루투스란 사람이 무엇이 선하고 무엇이 악하고 무엇이 쓸데없고, 수치스럽고, 불명예스러운지를 아는 것이고, 악한 사람과 관습에게는 적이 되고, 선한사람과 관습에는 친구와 보호자가 되고, 먼저 조국의 유익을 생각하고, 다음으로 부모의 유익을 생각하고, 마지막에 자신의 유익을 생각하는 것이라고 했다.
    비르투스는 강하고 튼튼한 신체, 가족을 부양할 능력, 국가에 대한 관심과 헌신, 그리고 전쟁에서의 용맹을 뜻하기도 했다.
    그러나 개인적인 용맹을 뜻하는 것이 아니고, 용맹이 덕이 되는 경우는 국가의 유익과 안전을 위해 발휘되는 것.

    출처: https://tuttitalia.tistory.com/161 [All that 이탈리아]

     

    출처> 대세계사 3권 마키아벨리 / 이정식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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