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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을 믿음이.탈.리.아 역사/르네상스 rinascimento 2020. 10. 27. 21:23
누군가가 공식적으로 라틴어 비문을 세워 자신의 행운을 찬양한 것을 보면 거의 전율이 일어날 정도이다. 볼로냐의 통치자인 조반니 2세 벤티볼리오는 자기 궁 옆에 새로 세운 탑의 돌에 자신의 공덕과 자신의 행운은 자기가 바라는 모든 것을 넉넉하게 주었노라고 새기도록 했다. 그가 쫓겨나기 겨우 몇 년 전의 일이었다. 고대인들은 이런 맥락에서는 하다못해 신들의 질투라도 두려워했었다. 이탈리아에서는 포르투나 앞에서 큰소리로 자신을 찬양하는 일은 아마도 용병대장들이나 했던 일이었다.
다시 발견된 고대가 종교에 미친 가장 강력한 영향은 어떤 철학적 체계나 고대인들의 가르침 또는 의견에서 온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지배 하는 판단으로부터 온 것이었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고대인과, 부분적으로 그 제도를 중세의 그것보다 좋아하였고, 모든 면에서 그들을 따라 하였으며, 고대인들과 자신들의 종교적인 차이에 대해서는 무관심하였다. 역사적인 위대함에 대한 경탄이 나머지 모든 것을 흡수해버렸던 것이다.
문헌학자들은 여기에다가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킨 여러가지 특별한 어리석음을 덧붙였다. 교황 파울루스 2세가 자신의 속기록자들과 그 동료들의 이교 신앙을 추궁한 일이 어느 정도나 정당한 것이었는지 의심스럽다. 이 일의 주요 희생자이며 그의 전기 작가인 플라티나는 훌륭한 솜씨로 파울루스 2세가 다른 일들로 해서 복수욕에 사로잡혀 있었다고 기록하고 있으며, 그러면서 그가 특별히 우스꽝스러운 인물로 드러나도록 묘사하였기 때문이다. 대역죄 재판이 허사로 돌아가고 난 다음에야 비로소 체포된 사람들을 향하여 불신앙, 이교 신앙, 영혼 불멸의 부정 등에 대한 고발이 등장한다. 우리가 정확한 보고를 받고 있는 것이라면 파울루스 2세는 정신적인 것을 판단하기에 적합한 인물이 아니었다. 그는 로마 사람들에게 자식들에게 읽기와 쓰기 이상은 교육하지 말라고 경고를 내렸던 사람이다. 그것은 사보나롤라의 경우와 비슷한, 사제의 한계였다. 교양이 사람들로 하여금 종교에 등을 돌리게 만들었다면 거기에 대해 교황 파울루스 2세와 그의 신하들이 주로 책임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교황청 주변에 있는 이교적인 경향들 때문에 정말 걱정을 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니 이교적이고 뻔뻔스러운 시지스몬도 말라테스타의 궁정에서 인문주의자들은 어떤 언행을 했을 것인가. 물론 이들 불안정한 인문주의자들에게는 주변 환경이 그들에게 어디까지 허용했는가가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그들은 기독교를 건드렸다 하면 그것을 이교화 시켰다. 예를 들면 조비아노 폰타노가 용어를 얼마나 뒤섞어 썼는가를 보면 알 수 있다. 그의 경우에 '디부스divus,신적인, 성스러운 사람)'뿐 아니라 '데우스 Deus, 신)도 성자를 뜻하였다. 그리고 천사는 고대의 정령들과 동일하게 취급하였다. 영혼 불멸에 대한 그의 생각은 그림자 왕국[명부]과 동일한 것이었다. 이런 맥락에서 개별적으로 극히 기묘한 극단들도 나타난다. 1526년 시에나가 쫓겨난 사람들에 의해 공격을 받았을 때선량한 성당 참사회원인 티치오가 들려주는 바에 따르면, 7월 22일에 침대에서 일어나자 그는 마크로비우스의 책 제3권에 씌어있는 구절이 생각났다. 이어서 미사를 드리고, 그런 다음엔 이 책에 나와 있는 적에 대한 저주의 주문을 읊었다. 다만 그는 "어머니 대지가 유피테르 신께 간구합니다 " 하는 말 대신 "대지가 그리스도 신께 간구합니다" 하는 말로 바꾸었다. 사흘 동안 그렇게 하자 적들이 물러갔다. 한편으로 그런 일은 죄 없는 유행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종교적 타락으로도 보이는 일이다.
내용 출처>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문화 / 야코프 부르크하르트
이미지 출처> 위키피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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